충전은 kWh로 사고 기름은 L로 삽니다. 그래서 "충전 단가 320원"과 "유가 1,700원"을 나란히 놓으면 다섯 배 차이처럼 보이지만, 이건 비교가 아니라 단위 착시입니다. 1kWh로 가는 거리와 1L로 가는 거리가 애초에 다르기 때문입니다.
두 값을 같은 자 위에 올리는 방법은 하나뿐입니다. 둘 다 1km당 비용으로 바꾸는 것입니다.
단위를 맞추면 두 식의 모양이 같아진다
- 전기차: 충전 단가(원/kWh) ÷ 전비(km/kWh) = 1km당 비용
- 내연차: 유가(원/L) ÷ 연비(km/L) = 1km당 비용
분자는 에너지 한 단위의 값, 분모는 그 한 단위로 가는 거리입니다. 모양이 같으니 결과끼리는 비교해도 됩니다. 반대로 말하면 이 변환을 거치지 않은 비교는 전부 무의미합니다.
같은 조건에 넣어 본 숫자
충전 단가 320원/kWh, 전비 5.5km/kWh, 유가 1,700원/L, 연비 12km/L, 연간 주행 15,000km를 넣었을 때 계산기가 내놓는 값입니다.
| 항목 | 전기차 | 내연차(휘발유) |
|---|---|---|
| 1km당 비용 | 58.2원 | 142원 |
| 월 부담 | 72,727원 | 177,083원 |
| 연 부담 | 872,727원 | 2,125,000원 |
| 연간 사용량 | 2,727kWh | 1,250L |
연 격차는 1,252,273원, 비율로는 58.9%입니다. 1km당으로는 약 83원 차이입니다. 이 조건이 5년 그대로 유지된다고 가정하면 누적 약 626만 원(1,252,273원 × 5)이지만, 입력값 자체가 아래에 적은 대로 가정이라 연 단위를 넘겨 늘려 읽을 때는 자릿수만 보는 편이 맞습니다.
★여기 쓴 320원/kWh와 1,700원/L은 법정 수치가 아니라 우리가 고른 가정값입니다. 우리는 확정된 공공충전요금 값을 갖고 있지 않습니다. 전비 5.5km/kWh, 연비 12km/L도 공인 수치가 아니라 실주행 기준의 대략치입니다. 유가는 오피넷에서, 충전요금은 기후에너지환경부 공공충전요금에서 본인 조건의 실제 값을 확인해 넣어야 합니다.
충전 단가가 얼마까지 오르면 뒤집히나
전비 5.5km/kWh를 고정하고 단가만 올려 봤습니다. 비교선은 위 조건의 내연차 142원/km입니다.
| 충전 단가 | 1km당 비용 | 연 부담(15,000km) |
|---|---|---|
| 200원/kWh | 36.4원 | 약 545,000원 |
| 320원/kWh | 58.2원 | 872,727원 |
| 450원/kWh | 81.8원 | 약 1,227,000원 |
| 600원/kWh | 109.1원 | 약 1,636,000원 |
| 780원/kWh | 141.8원 | 약 2,127,000원 |
뒤집히는 지점은 약 780원/kWh입니다. 유가 1,700원·연비 12km/L을 기준으로 하면 충전 단가가 여기까지 올라야 두 값이 같아집니다. 320원에서 두 배 이상 올라야 하는 폭입니다.
전비 쪽으로도 같은 계산을 할 수 있습니다. 단가를 320원에 고정하면 전비가 약 2.3km/kWh 아래로 떨어져야 내연차와 같아집니다. 기본값 5.5의 절반 이하입니다.
반대쪽 축은 아무리 흔들어도 잘 안 뒤집힌다
이번엔 전기차를 320원/kWh·5.5km/kWh에 고정하고 내연차 쪽을 흔들어 봤습니다.
- 유가가 약 700원/L까지 내려가야 두 값이 같아집니다.
- 유가를 1,700원에 두면 연비가 약 29km/L은 나와야 같아집니다.
이 계산에서 얻은 결론은 "전기차가 싸다"가 아니라 뒤집힐 수 있는 축이 사실상 충전 단가 하나뿐이라는 것입니다. 유가나 연비를 현실적인 범위에서 움직여서는 순서가 바뀌지 않습니다. 그래서 실제로 확인해야 할 값도 하나로 좁혀집니다. 본인이 결제한 충전 단가입니다.
100원이 오를 때 어느 쪽이 더 흔들리나
가격 변동에 대한 민감도는 두 가지 방식으로 볼 수 있는데, 둘의 답이 서로 반대입니다.
- 절대 100원 인상 기준: 유가가 100원 오르면 연 125,000원이 늘고, 충전 단가가 100원 오르면 연 272,727원이 늡니다. 전기차 쪽이 더 큽니다.
- 같은 비율 인상 기준: 10% 오르면 전기차는 87,273원, 내연차는 212,500원이 늡니다. 내연차 쪽이 더 큽니다.
앞의 비교가 그럴듯해 보이지만 실은 함정입니다. 1,700원에서의 100원은 5.9% 인상이고 320원에서의 100원은 31.3% 인상이라, 같은 크기의 사건이 아니기 때문입니다. 가격 변동을 이야기할 때는 비율로 맞춰야 하고, 그러면 연 부담 절대액이 큰 쪽이 더 크게 흔들린다는 단순한 결론만 남습니다.
이 숫자에 들어 있지 않은 비용
위 계산은 에너지 비용만 다룹니다. 차값 차이, 보조금, 보험료, 감가, 충전기 설치비, 자동차세는 전혀 들어 있지 않습니다. 정비 항목에서도 엔진오일이나 점화플러그처럼 전기차에 없는 것들이 있지만 그 차액 역시 이 계산 밖입니다.
특히 차값 차이를 이 절감액으로 몇 년에 회수하는지는 자주 묻는 질문인데, 우리는 차종별 가격 차이에 대해 확인된 값을 갖고 있지 않아 답을 숫자로 쓰지 않습니다. 회수 기간을 알고 싶다면 본인이 비교 중인 두 차의 실제 견적 차이를 위 연 격차로 나누는 편이 정확합니다.
자주 묻는 질문
완속과 급속 중 어느 쪽으로 계산해야 하나요
단가가 달라 결론도 달라지므로 실제로 쓰는 비중대로 넣어야 합니다. 가장 정확한 방법은 최근 충전 결제 내역의 총 결제금액을 총 충전량(kWh)으로 나눠 본인의 평균 단가를 구하는 것입니다. 우리는 확정된 공공충전요금 값을 갖고 있지 않아 화면의 단가도 가정값으로 표시합니다.
전비는 어떤 값을 넣어야 하나요
기본값 5.5km/kWh는 실주행 기준의 대략치를 가정한 것이고 공인 수치가 아닙니다. 계기판의 누적 전비를 넣는 편이 훨씬 정확합니다. 전비는 분모라서 결과에 그대로 반영됩니다. 5.5에서 4.4로 20% 떨어지면 1km당 비용은 25% 오릅니다.
겨울에는 결과가 달라지나요
전비가 떨어지면 1km당 비용은 그만큼 오릅니다. 다만 계절에 따라 전비가 몇 퍼센트 떨어지는지는 우리가 확인한 값이 없어 계산기에 넣지 않았습니다. 계절별로 비교하고 싶다면 전비 칸만 본인이 겪은 값으로 바꿔 두 번 계산해 보는 편이 낫습니다.
주행거리를 바꾸면 결론도 바뀌나요
1km당 비용은 주행거리와 무관하게 그대로이고, 절대 금액만 비례해서 움직입니다. 위 조건에서 연 15,000km일 때 격차가 1,252,273원이므로 절반인 7,500km면 격차도 절반인 약 626,000원입니다. 즉 주행거리는 결론의 방향이 아니라 크기만 바꿉니다.